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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신입 이직 후기

by _Jay_ 202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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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중순에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또 다른 직장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전문연을 하던 시절부터 정말 가고 싶어했던 기업이었고, 작년 최종 면접에서 탈락을 했기 때문에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후술하겠지만 지금 생각해도 면접을 그렇게 말아먹고도 왜 나를 뽑아주셨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간절함이 전해졌던 것 때문인가 싶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글 제목에서는 일부 경력을 인정 받고 갔기에 "입사"가 아닌 "이직"이라는 단어로 썼는데, 돌이켜보면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또 신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전 회사들에서는 원하는 직무가 아니었기에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대학원 때는 병역 해결을 위해 전문연을 어디서 해야할지에 대한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어떤 회사에서 자리를 잡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중소기업에서 대부분 개발 직무로 전문연을 해야했기에 이왕이면 돈을 많이 주는 곳에서 하자는 마음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전문연을 할 때는 돈을 많이 받은 대신 건강을 잃어서 끝나자마자 천천히 감리사를 준비하겠다는 마음으로 도망치다시피 퇴사를 했다. 하지만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막연하게 공무원을 준비하는 것처럼 애매모호한 계획으로 시간을 보냈다가 정말 어려운 반년을 보냈던 것 같다.

 

 

 

퇴사 후 6개월 간의 회고록

작년 8월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거의 6개월 동안 백수 생활을 하면서 지냈다. "퇴사 준비"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쓴 이후로 정말 오래간 만에 일상 글을 쓰게 되었는데, 당시 6개월 전으로 돌

jaysecurity.tistory.com

 

 

위의 글은 당시 퇴사를 하고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한탄하면서 썼던 글인데,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 것을 보니 시간이 참 빠르구나 싶기도 하다. 저 때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 퇴사 후에 다른 공부를 하면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공고가 떠서 지원했다가 마지막에 고배를 마셨다.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의 기분은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데, 당시에는 내 정도 경력과 스펙이면 당연히 붙을 줄 알았다고 자만했던 것 같다. 이후 직무를 아예 보안 컨설팅으로 바꿔서 좀 더 보안에 대한 다양한 경력을 쌓자고 했던 전략이 잘 먹힌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회사에서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워라밸도 꽤 괜찮고 여러 고객사에서 다양한 환경을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쭉 이 길로 갈까 고민도 했었는데, 결국에는 원래 내가 원했던 것을 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다시 도전할 수 있었다. 물론 회사를 다니면서 자소서를 다시 쓰고 필기와 면접 준비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싶은데, 백수로 준비하는 것과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하는 것의 차이는 굉장히 컸다. 백수였을 때는 "여기 떨어지면 뒤가 없다"라는 심정으로 준비해서 초조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는 "안되면 뭐 다니던 곳 계속 다니지"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전 회사를 다니면서 어느 정도 컨설팅 업무에 익숙해질 때 쯤 지금 다니게 된 회사의 채용 공고가 떴었는데, 이전과 달리 실기 전형이나 코딩 테스트도 없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소서를 작성해서 냈던 것 같다. 과거에는 서류 제출 이후에 필기 시험과 코딩테스트와 PT 면접이 따로 있어서 좀 부담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행히도 서류 합격 후에 필기를 보고, 필기 합격을 한 뒤에는 퇴근 후에 여유롭게 면접을 준비할 수 있었다. 물론 최종 면접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아서 이건 100% 떨어졌다 싶었지만, 운이 좋게 최종 합격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직도 의문인 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최종 면접에서 면접관 한 분이 나에게 회사 생활을 하면서 안 좋았던 조직 문화 하나를 설명하라고 했었다. 면접과 관련된 굉장히 많은 유튜브 영상과 자료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에 용납할 수 없는 답변을 했음에도 합격을 줬다는 것이다.

 

 

당시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다가 무슨 말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 뱉었던 것이 회식 문화였다. 보수적일 것 같으면서도 높은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면접관 앞에서 이에 대한 대답을 "회식 문화"라고 했으니 내가 말을 하고도 "아 이건 망했구나.." 싶었다.


물론 이에 대한 설명은 팀워크를 위해 회식도 필요하지만, 너무 늦은 시간까지의 회식은 다음 날 업무의 생산성에 악영향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수직적인 조직 문화로 인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음에도 선뜻 말하지 못한다는 등 더 좋은 답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이야기했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도 아찔한 기억이다.

 

 

사실 결과가 좋았으니 다행이지 임원면접에서 위의 질문에 나처럼 답변했다는 것은 날 뽑지 말라는 의미와 동일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뒤의 질문들에서 진솔한 답변을 했다고 느꼈던 것인지 최종 합격을 받을 수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그 해의 운을 다 끌어다 쓴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개발이나 악성코드 분석처럼 나에게 익숙했던 일을 하진 않지만, 보안 관제라는 새로운 일을 하고 있다. 급여의 경우 세 번째 신입이지만 회사가 금융권에 속해있기도 하고 남들이 소위 말하는 A매치나 B매치에 해당하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급여는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이 받게 되었다.

 

 

물론 삼성이나 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기업이나 네이버, 라인과 같은 서비스 회사처럼 엄청난 성과금을 바랄 수는 없겠지만 공기업이니 만큼 오래오래 다닐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이직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이후 업무를 진행하면서 또 배운 점에 대해 추후 글을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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